🇰🇷 “검찰의 자존심이 무너질 때 — 한 정의로운 검사의 고백”

이 글은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의 검사 ‘한도윤’**의 시점에서 쓴 이야기이다. 그는 1970년대 말,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가난과 불리함을 딛고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그 소식이 전해지자 마을 어귀에는 “우리 마을에서 검사 나왔다!”라는 현수막이 걸렸고, 학교는 그를 “노력으로 이룬 영광의 상징”이라 칭송했다. 그 시절 ‘검사’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었다. 법과 정의를 대표하는 존재, 그리고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공직이었다. 부모는 눈시울을 붉혔고, 아이들은 “나도 커서 검사 될래요”라며 흥분했다. 검찰은 곧 정의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검찰의 위상은 무너졌다. 이념이 법보다 앞서고, 정치가 수사를 가로막으며, 진실이 침묵으로 덮이는 시대. 그 속에서 한도윤 같은 ‘정의로운 검사들’은 고뇌한다. “우리가 지켜야 했던 정의는, 이제 어디에 있는가.” 나는 한때 검찰에 몸담았던 사람이다. 법복을 입고 처음으로 법정에 섰을 때의 그 벅찬 감정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정의의 마지막 보루’라는 말, 그 말 한마디가 내 청춘의 전부였고, 부모님은 마을에서 나를 자랑스러워하셨다. 친구들은 “야, 너 진짜 출세했다”라며 축하했고, 동네 어르신들은 “우리 동네에서 검사 나왔다”며 현수막을 걸어주셨다. 그 시절엔 검사가 된다는 건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공정’과 ‘정의’를 구현하는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변했다. 검찰이란 이름 앞에 존경보다는 불신이 더 많이 따라붙는다. 정의의 칼이 아니라, 정치의 도구로, 혹은 권력의 방패로 오해받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특히 ‘대장동 사건’ 같은 중대한 사안에서조차 항소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나는 참담했다. 검찰의 본분은 권력이나 여론이 아니라 ‘법과 양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그 양심이 침묵했다. 그건 단순히 사건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의 존재 이유 자체가 흔들린 것이다. 검찰은 언제나 싸워왔다. 비리를 파헤치고, 권력을 견제하며, 국민의 편에 서야 했다. 그 싸움이 때로는 외롭고 위험해도, 그 길이 옳았기에 버텼다. 정의로운 검사라면, 결과가 두렵더라도 법의 원칙대로 움직여야 한다. 항소는 단순히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다. 진실을 끝까지 추구하려는 ‘검사의 양심’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 항소가 없었다는 건… 검찰이 스스로 그 양심을 접었다는 뜻이었다. 나는 현직을 떠났지만, 여전히 검찰의 이름을 들으면 마음 한켠이 무겁다. 수많은 선배와 동료들이 피와 땀으로 지켜온 ‘검찰의 명예’가, 몇몇 사람들의 결정으로 허물어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게 괴롭다. 검찰은 스스로의 신념을 지킬 때 빛난다. 권력의 입맛에 맞출 때가 아니라, 진실 앞에 무릎 꿇지 않을 때 존경받는다. 그러나 지금의 검찰은, 그 자존감의 근원이 무너지고 있다. 정의는 누가 대신 세워주는 게 아니다. 검찰 스스로 세워야 한다.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침묵은 방관이고, 방관은 결국 공범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라도 말하고 싶다. 검찰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진실을 향해 직진해야 한다. 검사 한 사람의 용기, 그 하나가 조직 전체를 살릴 수 있다. 언젠가 다시, 동네 어귀에 “우리 마을에서 검사 나왔다”는 현수막이 부끄럽지 않게 걸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날이 오면, 검찰은 다시 정의의 이름으로 국민 앞에 설 수 있을 것이다.Trans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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